아이들이 시간을 길게 느끼는 이유는 어른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같은 하루라도 아이들에게는 끝없는 모험처럼 길게 느껴지고, 어른에게는 금세 지나가 버린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아이들의 뇌와 경험 방식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새로운 사건을 경험한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새로운 사건을 경험한다. 첫걸음을 떼고, 처음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놀이를 배우는 순간마다 뇌는 낯선 자극을 기록하느라 분주하다. 작은 일상마저도 새롭기 때문에 하루가 잘게 쪼개져 기억 속에 남는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새로운 동화를 들은 날, 그 이야기는 밤이 되어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새로운 그림책을 읽거나 새로운 놀이를 할 때마다 뇌는 그 장면을 하나하나 저장하며 하루를 길게 확장한다. 아이들에게 하루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배움과 놀라움이 겹겹이 쌓이는 과정이다.
기억 속 하루는 작은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기억 속 하루는 작은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 일, 엄마가 차려준 아침밥의 맛, 친구와 나눈 짧은 대화까지도 아이들에게는 모두 특별한 경험이다. 이런 세세한 순간들이 하루의 길이를 늘린다.
어른들에게는 당연하고 반복적인 일도 아이들에게는 새롭고 특별하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많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호기심을 느끼고, 그만큼 기억의 밀도가 높아진다. 기억이 빽빽하게 쌓이면 하루는 길고 풍성하게 체감된다.
아이들은 세상을 배우는 과정에서 시간을 천천히 느낀다
아이들은 세상을 배우는 과정에서 시간을 천천히 느낀다. 글자를 처음 배우는 순간, 시계를 읽는 방법을 익히는 순간, 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우는 순간 모두 시간이 늘어난다. 배우는 과정 자체가 뇌를 집중하게 만들고, 작은 변화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은 아이들에게 끝없는 모험처럼 느껴진다. 매일 새로운 경험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 배움과 즐거움이 쌓인다. 반대로 어른이 된 뒤의 휴가는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이미 익숙한 경험이 많아 뇌가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시간을 길게 느끼는 이유는 하루에도 수많은 새로운 사건을 경험하고, 기억 속 하루가 작은 사건들로 가득 차 있으며, 세상을 배우는 과정에서 시간을 천천히 체감하기 때문이다. 같은 하루라도 아이들에게는 배움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어 길게 느껴지고, 어른들에게는 익숙함으로 짧게 지나간다.
결국 시간의 길이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의 새로움에서 비롯된다. 어른들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한다면 아이들처럼 시간을 더 길게,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