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반복이 시간을 짧게 만드는 이유는 누구나 살아가며 체감하는 일이다. 어릴 적에는 하루가 길게 느껴졌는데, 성인이 되어 비슷한 하루를 살다 보면 한 달이 금세 지나가 버린다. 반복되는 일상이 왜 이렇게 시간을 압축시키는지, 그 심리적 배경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답을 얻을 수 있다.
1. 반복되는 일상은 뇌에게 특별한 기록거리를 주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상은 뇌에게 특별한 기록거리를 주지 않는다. 아침에 같은 길로 출근하고, 점심에 늘 가던 식당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퇴근 후 집에서 늘 하던 행동을 반복하는 생활은 뇌에게는 이미 익숙한 과정이다. 새로운 자극이 적으니 뇌는 이런 경험을 대충 처리하고 깊게 기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같은 풍경 속을 오가다 보니 특별히 남는 장면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압축된 기억은 하루를 짧게 느끼게 만들고, 며칠이 금세 지나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결국 뇌는 반복되는 사건을 빠르게 처리하며, 그만큼 시간이 단축된 듯 느껴진다.
2. 특별한 사건이 없는 날은 기억 속에서 며칠로 줄어든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날은 기억 속에서 며칠로 줄어든다. 한 달 동안 큰 변화 없이 같은 생활을 반복하면, 지나고 나서 그 시간을 떠올릴 때 특별히 떠오르는 장면이 없다. 뇌가 중요하다고 여긴 순간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달은 긴 것 같고, 어떤 달은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바쁘기만 했던 시기일수록 더 그렇다. 일이 많아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하루하루는 길게 느껴질지 몰라도, 나중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한순간처럼 줄어들어 있다. 반복이 많을수록 기억의 공백은 커지고, 시간은 더 빨라진 듯 느껴진다.
3. 익숙한 생활 속에서는 시간이 압축되어 흘러간다
익숙한 생활 속에서는 시간이 압축되어 흘러간다. 같은 계절이 여러 번 반복되고,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일을 나누다 보면 뇌는 그 과정을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경험한 패턴이라고 판단하고, 기록을 최소화한다.
그 결과 실제로는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기억에는 몇 주 정도로만 남는다. 반대로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이 많았던 시기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길게 기억된다. 같은 시계를 바라보더라도,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압축되거나 확장되는 것이다.
익숙한 반복이 시간을 짧게 만드는 이유는 뇌가 특별하지 않은 경험을 압축해 저장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일상은 특별한 기록거리를 주지 않고, 특별한 사건이 없는 날은 며칠로 줄어들며, 결국 익숙한 생활 속에서는 시간이 압축되어 흘러간다.
따라서 시간이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면, 일상 속에 작은 변화라도 넣어야 한다. 새로운 길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의 흐름은 달라진다. 결국 시간은 시계가 아니라 우리의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