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로 새로운 경험이 시간 체감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상에서 낯선 일을 만나면 뇌는 더 많은 자극을 받고, 기억의 양이 늘어나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1. 낯선 자극이 뇌를 깨운다
익숙한 환경에서는 뇌가 특별히 집중하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면 뇌는 곧바로 긴장하며 낯선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예를 들어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은 길거리 간판, 사람들의 말투, 음식 냄새까지 모든 것이 새롭다. 하루가 끝나면 머릿속에 남는 기억도 많아, 짧은 시간에도 길고 풍성한 하루처럼 느껴진다. 반면 집과 직장을 오가는 단순한 하루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어 시간이 금세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뇌가 깨어 있는 순간이 많을수록, 같은 시간도 더 길게 체감되는 것이다.
2. 기억이 많을수록 하루가 길어진다
시간 체감은 단순히 시계의 바늘 움직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지, 짧게 느껴지는지는 뇌에 남은 기억의 양과 관련이 깊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는 자잘한 일까지 모두 기록된다. 첫 직장에 출근한 날, 새로운 도시를 처음 거닐던 날처럼 자극이 많은 순간은 세세하게 기억된다. 이렇게 기록된 기억이 많아지면 지나간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반면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면 기억할 만한 사건이 거의 없다. 이럴 때는 한 달, 심지어 일 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결국 기억의 밀도가 높을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3. 일상 속 작은 변화를 주는 방법
새로운 경험은 꼭 큰 사건일 필요는 없다. 가까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집에 가는 것,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낯선 자극을 받는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놀이를 해보거나, 방 구조를 바꿔보는 것도 효과가 있다. 이렇게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면 기억이 풍성해지고,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성인이 된 이후에는 반복되는 생활로 인해 시간이 빨라지는 느낌을 받기 쉽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선다면, 잃어버린 시간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이 시간 체감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뇌가 낯선 자극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기억할 것이 많아질수록 하루는 길고 풍성하게 느껴지고, 같은 시간이라도 훨씬 여유롭게 다가온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지만, 어떤 경험을 담느냐에 따라 체감은 달라진다. 일상에 작은 변화를 더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일 때, 빠르게 달아나는 듯한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