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성인이 되면 시간이 빨라지는 뇌의 인지 변화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과학적 이유와 뇌의 작용에 깊은 관련이 있다. 뇌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기억을 처리하는 방법, 그리고 생활 속 자극의 양이 달라지면서 같은 하루라도 체감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1. 반복되는 기억이 뇌를 단순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에 뇌가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고, 뇌는 이미 익숙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한다. 새로운 자극이 줄어들면서 기록되는 기억의 양이 적어지고, 결과적으로 하루가 단순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처음 학교에 가는 아이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 새로운 수업을 모두 낯설게 받아들인다. 짧은 하루에도 수많은 기억이 쌓여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반면 성인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큰 변화가 없는 생활을 이어가기에 뇌는 특별히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렇게 기억이 단순해지면서 시간은 훨씬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다가온다.
2. 뇌의 처리 속도가 달라진다
성인이 되면 뇌의 정보 처리 속도도 변한다. 어린 시절에는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성인은 이미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빨리 파악한다. 이 때문에 같은 사건이라도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어 시간이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처음 운전을 배우는 사람은 짧은 시간에도 많은 자극을 받아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운전에 익숙해진 성인은 같은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특별한 자극을 받지 않는다. 뇌가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기 때문에 시간 체감이 짧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뇌의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 생활은 편리해지지만,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3. 생활 자극의 양이 줄어든다
성인이 되면 생활 속 자극의 양도 줄어든다. 어릴 때는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사소한 일도 큰 자극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비슷한 환경과 반복되는 행동이 이어지며 자극의 양이 적어진다.
특히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일수록 뇌에 새롭게 남는 기억이 줄어든다. 자극이 적으니 하루는 단조롭게 느껴지고, 시간은 금세 흘러가 버린 것처럼 다가온다.
따라서 성인이 되면 시간이 빨라지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뇌가 자극을 다루는 방식과 기억을 처리하는 과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면 시간이 빨라지는 뇌의 인지 변화는 반복되는 일상, 빨라진 뇌의 처리 속도, 그리고 줄어든 생활 자극에서 비롯된다. 아이의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이유와는 정반대로, 성인은 기억에 남는 사건이 적고 뇌가 익숙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지만, 뇌가 받아들이는 방식은 나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성인도 새로운 경험을 늘리고 작은 변화를 생활 속에 담는다면, 하루의 속도를 늦추고 더 풍성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